아파트를 살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무조건 싸게 사야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본격적인 부동산 하락장이 올 경우에는 싸다고 매수하면 안 되는 아파트도 분명히 존재한다. 오늘은 기존 주택 매수 계획을 잡은 실수요자분들을 위해 절대 피해야 하는 아파트 세 가지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오늘 내용은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투자자 분들에게도 아파트 구입 및 투자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매수하면 안되는 아파트 유형1: 저층 아파트
첫 번째 유형은 저층 아파트이다. 저층의 기준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30층짜리 아파트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네이버 부동산 기준으로는 1층부터 10층까지는 저층으로 분류되고 11층부터 20층은 중층, 그리고 21층부터 30층 까지는 고층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5층까지를 저층으로 보고 그 이상은 중층으로 기록하는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층의 기준을 6층까지라 보고 6층 이하는 피하라고 추천한다. 즉, 매수할 거라면 7층 이상의 매물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실수요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중요한 얘기이다. 실수요자는 왜 6층 이하를 살면 안 될까. 쓰레기장 냄새 날까 봐, 벌레 많다고, 보안 때문에, 아니면은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때문에 또는 하수구에서 냄새 올라갈까 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들은 해당 아파트의 환금성 자체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진짜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번에 내 집 마련을 한다면 대부분 아이가 대학 갈 때까지 옮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통 결혼 10년 차나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일 때 매수 계획을 잡을 것이고, 해당 시기에 매수했다면 아이가 20살이나 적어도 둘째 애가 고등학교 끝나는 시점까지는 그 지역에 거주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물론 아이가 학업적 능력이 좋아서 좋은 교육 환경으로 옮겨 가는 경우는 예외겠지만 대부분 70% 이상은 이번에 매수한 집에서 아이가 대학 갈 때까지 옮기지 않을 것이다. 만약 옮기더라도 크기만 옮긴 다거나 교육을 위해 학원 다니기 좋은 위치로 옮기는 것이지 해당 지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 만약에 저층 아파트를 사게 되면 가장 크게 문제 되는 게 바로 나무가 너무 빨리 자라서 햇빛이 안 들어온다는 것이다. 햇빛이 자연스럽게 안 들어오다 보니까 환기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집은 눅눅해질 것이다. 게다가 집이 어둡기 때문에 가장 결정적으로 매도가 어려워질 것이다. 나무 조금 자란다고 집에 햇빛이 안 들어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연식이 된 몇 개의 아파트를 방문해 보면 무슨 의미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예전에 준공한지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에 거주한 적이 있었는데, 이 아파트의 경우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서 2층하고 3층, 4층은 아예 햇빛이 하나도 안 들어오는 구조였다. 그리고 5층에서 일부 햇빛을 가리게 되고 6층부터는 제대로 된 햇빛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6층 이하는 나무가 햇빛을 가릴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이것이 환금성에 제한을 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매물로 나온 저층 아파트가 당장 햇빛이 잘 들어 온다 하더라도 이런 점이 부각되면서 당연히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저층 아파트의 경우 낮은 환금성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파트는 환금성이라는 게 굉장히 큰 장점 중 하나인데 환금성이 떨어진다면 굳이 매수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초급매가 넘쳐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가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부동산 시장 흐름이 꺾이면 일반적으로 거래는 씨가 마른다. 그나마 지금 서울 아파트 거래는 올라왔다 해서 지난달에 한 2000건까지는 안 되지만 1800~1900건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렇게 회복된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수치에 대비해서 40~50% 수준 밖에 안 된다. 그만큼 거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거래량이 사라지게 되면 당연히 로얄동 및 로얄층 매물도 안 나가는 상황이 오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저층이 나갈까? 나가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집값 하락 시기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가격을 급격히 낮춘 저층 매물이 시세 하락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어떤 아파트 단지의 중층 시세가 15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14억짜리 저층 매물이 나왔는데 빨리 매도하기 위해 해당 매물이 며칠 뒤에 13억 8천, 13억 6천 이런 식으로 가격을 낮추게 된다. 그런데 하락장 영향으로 가격을 낮춰도 팔리지 않게 되면 다른 급한 중층 매물도 저층 매물 시세에 따라서 같이 시세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특정 아파트 단지의 집값 하락 여부를 전망하는 데 유용한 지표가 바로 저층에 저렴한 매물 존재 여부 또는 전세가격 하락이다. 이런 매물이 눈에 띄게 많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반드시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물론 저층이 제값을 받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너무 뜨겁게 과열되어 매물 자체가 부족하여 집값이 급등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더 비싸게 팔려고 하지 않고 아예 팔지 않아 버린다. 이런 경우 거래가 계속되면서 매물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넘쳐나고, 이 넘쳐나는 수요가 저층 매물을 굉장히 비싸게 매수해 주는 시기가 있다. 그래서 진짜 부동산 가격 꼭대기 때는 저층 위주로 거래된 내역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급등 상황이 다시 오려면 초저금리 시대가 와야 되는데 지금으로선 먼 미래 이야기로 생각된다.
매수하면 안되는 아파트 유형2: 중저가 대형 면적 아파트
두 번째 유형은 중저가 대형 면적 아파트이다. 현재 서울에 위치한 대형 면적의 고가 아파트 인기가 많다. 반포 지역에서 50평대가 계속 신고가 찍고 있는데, 여기서 얘기하는 중저가 대형 면적 아파트 기준은 12억 이하이면서 분양 평수로 37평 이상의 아파트를 의미한다. 왜냐하면 이번 겨울부터 관리비 급등이 크게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리비에 크게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 번째는 공공 서비스 요금(전기, 수도, 가스)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공공 서비스 요금 인상 압력이 굉장히 가중된 상황이다. 계속 억누르다 한계치가 온 것인데, 어쩔 수 없이 올리는 상황이 오게 되면 제일 먼저 관리비부터 올라갈 것이다. 혼자 아껴 쓴다 해도 아파트에는 공동 전기, 수도, 가스 요금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결국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관리비가 훨씬 높은 폭으로 올라간 상황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인건비도 아파트 관리비에 큰 영향을 준다. 요즘 직접 고용보단 대부분 외주 고용을 하는데, 외주 고용을 할 때도 인건비가 무시하지 못하는 수준이고 올 하반기부터 임금 인상 압력이 굉장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이제 정책적으로 임금을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 임금 자체가 올라가 버리면서 아파트 관리비를 끌어올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아파트 관리비는 에너지 및 원자재 상승에 영향을 덜 받았는데 그 이유는 정부에서 억제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겨울부터 제대로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면 아파트 관리비는 뛸 수밖에 없다. 지금 경유차 기름 많이 먹는 경유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없는 것과 같이 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대형 면적 중에서 중저가 아파트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즉 지금 매수할 때는 제값을 주겠지만 나중에 팔때는 중형 면적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낮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매수하면 안되는 아파트 유형3: 3기 신도시 보다 외곽인 비역세권 아파트
세 번째 유형은 3기 신도시 보다 외곽인 비역세권 아파트이다. 현재 8개의 3기 신도시가 지정돼 있는데 물론 그보다 외곽지역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 하지만 GTX나 서울 접근 지하철이 없다면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서울 인접지역은 비역세권이라도 그나마 버틸 수 있는데 그보다 외곽 지역은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지역도 이미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 가성비로 접근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고 지금 빠르게 조정을 받고 있는데,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르고 신도시가 입주하게 되면 제일 먼저 타격을 입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수요도 들어오지 않고 투자 수요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급락하게 될 것이고 나중에 부동산 시장이 언젠가 훈풍이 불더라도 가장 늦게 반등하는 게 바로 이런 외곽 지역의 비역세권 아파트라는 것이다. 돈이 부족해서 거기 밖에 살 수가 없는 경우에도 집의 면적을 조금 작게 하거나 더 많은 대출을 받아서라도 이런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직장과의 거리가 가깝다면 괜찮을 수 있다. 직장과 거리가 가까우면 괜찮지만 서울에 직장이 있는데 외곽 지역에 비역세권을 잡는 건 안된다는 의미이다.
오늘 주제에 대해서 다시 정리해 보면 초급매가 나와도 매수하면 안 되는 집으로 첫 번째 6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를 얘기했다. 추후에 나무가 자라면서 햇빛을 가릴 가능성이 있고 이런 단점 때문에 사람들이 매수를 가급적 꺼리면서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값을 진짜 낮추지 않는 이상 팔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번 겨울부터 저층에 급매가 넘쳐나고 있지만 가급적 돈을 더 준다거나 대출을 더 받는 한이 있더라도 7층 이상의 매물을 사는 걸 추천한다. 두 번째는 12억 이하 대형 면적 아파트에 대해 얘기했다. 관리비 올라보면 그때부터 많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3기 신도시 보다 외곽에 위치한 비역세권 아파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매물도 가급적 피하기를 추천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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